거주를 소재로한 예능의 대세
요즘들어 예능 프로그램에서 ‘집’이 중요한 주제이자 배경으로 트렌드화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것은 최근 부동산 관련 이슈 때문에 집에 대한 색다른 니즈가 생겨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주로 머물게 된 집에서의 일상의 시간들이 국민들의 관심사로 떠올랐었기 때문입니다. 방소에 나오는 으리으리한 전원주택이 3억5000만원? MBC 구해줘 홈즈를 감상하고 있다 보면 조경까지 잘되어 있는 정원, 넓은 거실과 방의 큰 창문을 통해 한 폭의 그림처럼 풍경을 볼 수 있는 전원주택이 생각보다 낮은 가격의 매물로 나와 있다는 걸 발견하고 놀라곤 합니다.
‘구해줘! 홈즈’를 보고 있으면, 이런 집에서라면 마치 1년 내내 예쁜 펜션으로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적인 생각에 잠겨들곤합니다. 넓은 정원에서 가족이 모여 바비큐를 하고, 멀리 갈 것도 없이 천천히 정원을 산책하며 반려견도 신나게 뛰어놀 수 있을 것만 같은 <구해줘 홈즈> 프로그램은 집에 대한 로망과 열원을 가지고 있는 현대인들의 시대적 반영을 잘 표한한 예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구해줘 홈즈와 같은 방송에서는 더더욱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바랍직합니다.
MBC TV 예능 ‘구해줘! 홈즈’는 일반인 의뢰인이 일정한 조건을 달아 집 구하기를 부탁하면 연예인들이 발품을 팔아 대신 집을 찾아주는 방송입니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참신하다는 평가를 얻으며 2019년 2월 첫 정규 방송을 시작했고, 이후 꾸준히 높은 시청률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구해줘 홈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예능이 안겨주는 대리 만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단 모든 이들의 궁극적인 ‘드림하우스’까진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더 나은 집으로 옮겨가고 싶어하는 것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기 마련인 당연한 욕망입니다. 이 방송은 셰어하우스, 빌라, 단독주택, 아파트 등 다양한 주거형태를 소개하며 ‘내가 저런 집에 산다면 어떨까’라는 상상력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집을 구하러 다니며 가스레인지가 몇 구인지, 수압은 어느 정도인지,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얼마나 갖춰졌는지, 세면대와 변기가 단가가 낮은 ‘싸구려’는 아닌지, 집에서 편의시설과 교통시설까지는 몇 걸음인지 등을 자세하게 확인합니다. 특히, 타일이 깔린 거실 바닥을 칭찬하는 것으로 그치는게 아니라 사이사이 먼지가 낄 수 있기 때문에 줄눈 시공이 필요한 것 같다는 김숙의 발언은 프로그램 전체의 신뢰감을 키우기까지 합니다. 예비부부들에게 안성맞춤인 신혼집 찾기부터 14명 대가족이 살 만한 단독주택 찾기까지, ‘구해줘! 홈즈’는 수도권에 숨어 있는 금석 같은 집들을 찾아내며, 시선을 사로잡고 있으며, 여기에 연예인들의 감칠맛 나는 집 소개가 더해지며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구해줘 홈즈>의 시사점
실제로 <구해줘 홈즈>가 보여주는, 용인이나 동두천 같은 서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100평이 훌쩍 넘는 4억원대의 전원주택과 서울 강남권에서 10평 남짓한 5억원대 전셋집의 괴리는 우리네 부동산의 현실을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습니다. 제아무리 서울 도심이라고 해도 그런 작은 집에 살기 위해 그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게 옶은 일이까요? <구해줘 홈즈>에서 전원주택을 주제로 방송할 때, 시청률이 오르는 현상에서는 그런 그림 같은 집에 대한 환상을 갖고, 실제로 거기서 살 수 있을 만큼의 여력을 갖고 있지만 부동산 가치나 교육 문제, 교통, 제반시설 등이 서울 도심에 밀집해 있어, 훌쩍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자아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해줘 홈즈>가 ‘살고픈 집’과 ‘사는 집’ 사이의 로망과 현실을 담아낸다면, 사는 건 아니지만 ‘살아보기’ 콘셉트의 여행 프로그램들이 찾는 집들은 도심이 아니라 점차 밖으로 나가는 중입니다. 여기에는 얼마전 끝난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되어 갔던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이 특히 컸었다고 할 수있습니다. 또 다른 방송인 tvN <바퀴 달린 집>은 집에 바퀴라도 달아 그대로 자연 속으로 들어가고픈 국민들의 욕망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마음 편히 지낼 집 찾는게 갈수록 힘들어지는 현실 속 이러한 <구해줘 홈즈>와 같이 집을 주제로 한 예능예능의 추세는 대중의 큰 고민에 대한 무게감을 줄여주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도심지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하고 새로운 주거 방식에 대한 패러다임의 제시는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집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고, 진정한 내 집 마련을 위한 참고서 역할을 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다만 새로운 주거 형태를 조명하는 방송들이 실제 시청자들의 생각 전환에 도움이되는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